관리 메뉴

NEOEARLY* by 라디오키즈

루시드 폴, 레 미제라블 속 고등어... 슬픔과 우울에 가득 찬 일상에 펄떡거리는 고등어 한 마리가 헤엄쳐온다... 본문

N* Culture/Music

루시드 폴, 레 미제라블 속 고등어... 슬픔과 우울에 가득 찬 일상에 펄떡거리는 고등어 한 마리가 헤엄쳐온다...

라디오키즈 2019.02.22 22:00


어디로든 갈 수 있는 튼튼한 지느러미로

나를 원하는 곳으로 헤엄치네

돈이 없는 사람들도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나는 또다시 바다를 가르네


몇만 원이 넘는다는 서울의 꽃등심보다

맛도 없고 비린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는 안다네

그동안 내가 지켜온

수많은 가족들이 저녁 밥상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나를 고를 때면 내 눈을 바라봐줘요

나는 눈을 감는 법도 몰라요

가난한 그대 날 골라줘서 고마워요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수고했어요 오늘 이 하루도


우울함의 바다에서 힘차게 날 낚아올리는 루시드 폴표 고등어 한 마리...




작년 겨울 즈음이었던가. 오랜만에 다시 본 효리네 민박에서 다시 이 노래에 꽂혀버렸습니다. 윤아와 효리가 곽지 해변(?)에서 블루투스 마이크로 천진하게 부른 노래. 효리가 한 소절쯤 부른 이 곡은 묘하게 제 마음을 관통했고 결국 화면에 안내된 가수와 곡명을 확인해 듣고 또 들었습니다.


루시드 폴(Lucid Fall)의 고등어. 스위스 로잔 연방공대 출신의 박사이자 홈쇼핑 완판 가수이기도, 제주를 지키는 농군이기도 한 그의 노래는 왠지 서글프게 들려왔습니다. 가난한 누군가를 배불리 먹여야 하는 숙명 같은 삶을 묵묵히 살아내는 고등어에 대한 가사가 묘하게 와 닿았거든요. 고등어가 나인가 싶다가 이내 고등어와 내가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와중에 서로 의지하는 우리들처럼 느껴지더군요. 루시드 폴도 그런 위안을 건네고 싶었나 봅니다. 고단한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며...


꽂힌 건 고등어였지만, 앨범채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앨범 안에 담긴 노래들은 역시 유쾌하기보다 우울했고, 애잔했습니다. 모든 곡이 다 그런 건 아니었지만, 평범한 사람부터 고등어, 레 미제라블 등등 유난히 건조했던 이번 겨울처럼 을씨년스러움을 뿌리며 감정에 긴 골을 내더군요. 물론 그렇다고 우울하기만 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냥 이 즈음이면 찾아드는 감정이 몸 안으로 베어드는 느낌 정도. 그 정도는 툴툴 털어낼 수 있을 만큼 나이란 걸 먹었더라고요. 제가.


어쩌면 적절한 우울감이 밴 루시드 폴의 음악을 듣는 걸로 따끔한 주사 처방을 받은 것 같기도 하네요. 우울한 곡조와 가사 사이에서도 위안을 건네고 희망을 노래하는 그의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는 차가운 겨울을 무난히 넘길 수 있는 최고의 위안이었으니까요. 억지로 밝은 노래를 찾아 듣지 않아도 공감하고 마음 한켠의 우울에 자리를 내줘도 나쁘지 않았던 올 겨울. 어느새 그 겨울이 가고 있네요. 혹시 알 수 없는 우울감에 휘둘리고 계시다면 어떠세요? 루시드 폴의 고등어. 그리고 어쩌면 그가 수확했을지도 모를 감귤 하나.   


[관련 링크:  melon.com]


Tag
, , , ,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