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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차별과 난민, 그리고 외계인... 디스트릭트 9(District 9) 본문

N* Culture/Movie

아프리카, 차별과 난민, 그리고 외계인... 디스트릭트 9(District 9)

라디오키즈 2010.01.19 09:00
2009년 개봉한 영화 중 최고의 SF 영화 중 하나로 꼽혔던 디스트릭트 9(District 9).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 근처에 있는 9구역(District 9)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외계인과 인간의 불편한 공존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다뤄 높은 관심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피터 잭슨의 극비 프로젝트란 다분히 마케팅 냄새가 풍기는 포장을 덧대고 있었지만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이미 지지난해부터 높았었고 영화를 본 후의 느낌은 그 기대에 큰 어긋남은 없었던 것 같다.


줄거리는...


어느날 갑자기 날아온 외계인들의 우주선.
남아공에 불시착한 그들은 무려 28년 동안이나 인간들의 통제하에 놓여 9구역이란 곳에 머물게 된다. 낯선 환경에 놓인 그들을 관리하기 위해 외계인 관리국 MNU가 생기고 그들이 외계인을 통제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난민화되어가는 그들을 9구역에서 이주 시키기로 하고 프로젝트 담당자로 비커스를 내세운다.

헌데 그가 외계인들에게 철거를 통보하러 직원들과 함께 9구역에 방문한 그날.
얘기치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색다른 시선, 익숙한 플롯...

디스트릭트 9이 화제가 됐던 이유 중 하나는 도입부 부터 영화 전반에 녹아있는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이었다.

흡사 다큐멘터리 같은 카메라 앵글에서부터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 형태로 영화 전반을 친절히 소개하는 모습들은 상업 영화인 디스트릭트 9을 영화가 아닌 현실의 그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저멀리 남아공에는 월드컵을 보러온 외계인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런 색다른 연출과 화면을 빼면 전반적인 내용은 오히려 익숙한 느낌이었다.
우연한 사고로 외계인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행동하는 주인공이나 외계인의 기술력을 노리는 인간들의 음모 등의 주요 소재가 그리 낯설거나 새롭지 않다는 이야기.

대신 이런 다큐와 영화를 오고가는 설정 안에서 주인공 비커수역의 샬토 코플리의 연기는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마치 인간극장의 외계인 담당 공무원편을 보는 느낌일 정도.

참고로 샬토 코플리는 디스트릭트 9의 모티브가 됐던 단편 영화 '얼라이브 인 요하네스버그'를 제작했던 영화 출연 당시만해도 신인배우였지만 디스트릭트 9의 성공 이후 TV 시리즈의 리메이크판인 극장판 A 특공대에서 미치광이 머독역을 맡았다고 한다. 어울릴려나 -_-?


외계인이라기 보다는 난민...

디스트릭트 9은 지구에 내려온 외계인과 지구에 살던 인간 사이의 무엇이라는 익숙한 관계 설정이 전면에 등장하는 SF 영화다. 하지만 침략자 외계인이라거나 그와 맞서는 인간이라는 평범한 그림에서 출발하지는 않았다.


대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외계인의 모습은 아프리카의 전쟁 난민과 더 닮아있었다.
쓰레기장 같은 9구역에 사는 그들은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양철 집에 살고 고양이 밥 통조림 하나에 목숨을 걸고 현지인들과 도박을 하는 초라한 모습으로 의외성을 연출한다.

우주를 건너 지구에 올만큼 뭔가 대단할 것 같았던 그들이지만 지도자를 잃고 목적을 잃어버린 그들은 초라한 우주 난민의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곤충형의 기묘한 모습이 무섭다기 보다는 측은해 보였다. 삶의 방향성을 잃어버린 그들의 모습 자체가...

또 영화의 배경이 늘 내전으로 난민이 넘치는 아프리카이기에 그런 느낌이 더했을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백인과 흑인 사이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땅이 아니던가.


화려한 액션은 있으되 씁쓸한 영화...

사지 절단 정도는 평범할 정도로 파괴적인 액션, 외계인과 인간들의 공존이 아닌 대립...
다큐처럼 둘 사이의 관계를 조망하던 영화는 어느새 상업 영화 특유의 거친 액션으로 관객의 시선을 옮겮지만 영화적인 재미보다는 그 밑에 깔린 난민 외계인과 그들을 이용하고자하는 혹은 불필요하니 일방적으로 처리하고 싶어하는 인간들의 이기심만 보이는 것 같았다.



영화속 인간과 외계인의 불편한 관계가 같은 인간끼리도 배척하고 이용하려고만 드는 현실의 반영이라는 생각을 하니 더욱더 화려한 액션 속에 내제된 씁쓸함이 깊게 전해지는 느낌.

뻥뻥 터지긴 하지만 호쾌한 SF라고 평가하기 힘들었던 영화는 그렇게 독특한 시선으로 인간과 외계인. 아니 외계인으로 그려진 또 다른 인간과 배척하며 벽을 쌓아가는 인간 군상을 다달다루며 아쉬움을 남겼다.

설마 차기작으로 외계인의 복수편이 그려져서 날 실망시키는 건 아니겠지.ㅎ
이 영화는 여기까지가 좋았다.^^

디스트릭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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