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NEOEARLY* by 라디오키즈

장진 코미디의 '더'없는 유쾌함... 바르게 살자(Going by the Book) 본문

N* Culture/Movie

장진 코미디의 '더'없는 유쾌함... 바르게 살자(Going by the Book)

라디오키즈 2008. 2. 13. 15:37
영화 속에 자신 만의 독특한 코드를 녹여내기로 유명한 감독이자 각본가, 제작자인 장진. 개인적으로 그의 영화를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그와 코드가 맞아들어감을 느끼며 보게 되는 영화가 있는데 지난 해 개봉한 바르게 살자도 그런 영화 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는 '예측불허 은행강도극'이라는 부제를 달고 장진과 그의 페르소나 정재영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오해 마시길 바르게 살자는 장진의 감독작은 아니다.
다만 그는 제작과 각본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덕분에 장진이 각본이나 제작을 하면 흥행이 괜찮지만 감독을 맡으면 별로더라라는 징크스(?)인도 살짝은 비켜간 듯 하다.


줄거리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삼포 경찰서 교통과의 정도만 순경. 그는 이름처럼 오직 正道 만을 걸어가는 융통성이라고는 국에 넣을 소금 만큼도 없는 인물.

심지어 새로 부임해 온 서장에게 딱지를 끊는 무모함까지 보이는데...
한참 연쇄 은행 강도로 흉흉하던 삼포시로 부임한 경찰서장은 부임 기념(?)으로 모의 은행강도 대처 훈련을 준비한다. 실제와 같은 훈련을 통해 경찰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민심도 얻어보려는 복안이었지만 문제는 은행강도역을 융통성 제로의 정도만에게 제의했다는 것.

은행강도로 =_= 열심히 공부까지 한 끝에 정도만은 강도로서 은행에 들어서고 본격적인 강도 행각을 시작하는데...


장진의 페르소나 정재영...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진의 영화에서 주로 동치성이라는 이름을 달고 출연하는 배우 정재영.
어느 순간부터 정재영은 장진과 한배를 타고 흘러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그의 영화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아마도 자신의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 안에 잘 녹아드는 배우로서 장진에게 간택되었다고 해야 할듯...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늘 세상사에 초연히 오직 자신이 신념에 따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래서 더 특별해 보이는 경찰로 영화 속에 녹아들고 있다.

다소 비현실적으로 그려지는 이런 캐릭터 덕분에 코미디 영화인 바르게 살자가 힘을 받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설적으로 왠지 그라면... 정재영이라면 그런 우직함과 진지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을 납득케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바르게 살자는 정재영의 아우라에 많은 것을 걸고 있는 영화라는 이야기다.
-_- 적당히 각이 나오는 그의 실감 액션에까지...


장진의 색채가 짙은 코미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는 은행강도 대처 훈련으로 야기된 가짜 강도와 진짜 경찰의 대치 상황을 비틀어 관객에게 웃음을 준다.

단순한 전시성 이벤트로 자신의 입지를 굳히려 했던 신임 서장의 아이디어가 주어진 일이라면 뭐든 최선을 다하는 일개 순경의 '바른 태도(?)' 덕분에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면서 영화 곳곳에 지뢰처럼 매복해 있던 웃음이 관객을 덮쳐오는 것이다.

또 이런 메인 코스 외에도 중간 중간 웃음을 던져주는 요소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인질들에게 포박, 실신 등의 표지를 걸어놓고 훈련 상황을 끌어가는 평범해 보이는 설정도 관객을 자극하고 막상 은행 안에 잡혀있는 인질들이 번호표로 놀음은 하거나 강도와 유대감을 키워가는 스톡홀름 컴플렉스(?)도 유쾌하게만 그려진다. 또 은행 밖의 인질 협상 전문가와 같은 주변 인물들의 매력도 수준급...^^

그 외에도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역설과 누구나 공감 가능한 웃음 코드의 분산 배치를 통해 이전 작품들에서 장진의 코드에 반응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면 이번 영화에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가 오버랩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5년 장진이 감독을 맡은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를 기억한다면 바르게 살자와 박수칠 때 떠나라 사이에 묘한 겹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이들의 모습을 48시간 동안 전국에 생중계하는 수사쇼를 벌인다는 기발한 상황에서 출발한 영화다. 시청율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미디어의 특징을 비튼 블랙 코미디가 종잡을 수 없는 스릴러와 줄타기를 했던 영화.

바르게 살자에서도 미디어는 모의 은행강도 훈련을 중계하는 역할로 또 등장한다.
박수칠 때 떠나라와 다른 점은 이번엔 경찰 쪽이 자신들의 홍보를 위해 미디어를 사용했다는 점... 물론 이 것도 영화가 진행되면서 오히려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는 창이 되어 버리지만 이번에도 미디어는 특유의 존재감으로 영화의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바르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글쎄. 엄밀히 말하면 영화 속 정도만이 정말 바르게 사는 인물인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설령 명령이 주어지더라도 곧이곧대로 진행하기 보단 상식 선에서 허락되는 행동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그다지 '바르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종종 초월적인 신념의 끝은 종종 바른 것이 아닌 그른 상황을 야기하기도 했고 또 바르다는 개념 자체도 상대적인 만큼...

다만 유도리(융통성)와 무사안일로 일관해가는 현실 속의 경찰들 아니 우리네 삶의 모습과 대척점에 서 있는 정도만의 모습은 한번쯤 바르게 살자라는 영화의 제목을 곱씹어보게 하긴 한다. 물론 그의 삶을 본받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택한 영화답게 이 영화는 분명한 주제 의식보다는 재미에 충실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웃음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보고 얻어갈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거운 일이 될 듯 한데...

새해는 왔지만 찜찜한 사건이 넘쳐나는 요즘 정도만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리뷰를 마감한다.

바르게 살자

Tag
, , , , , , , , , , , , , ,


6 Comments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