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길... 직장 동료들과 지하철 역으로 향하던 중 길을 걷고 있는 시각 장애우를 만났다.
아니 만났다라기 보다는 그의 움직임에 반응했다고 해야 할까?
그가 지나던 골목길에서 차가 나오고 있었지만 그는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내가 보기엔 조금은 위태로워 보였다. 물론 골목길에서 나오던 자동차의 속도가 빠르지도 않았고 어쩌면 그는 가만히 뒀어도 그 자동차를 지나 성큼성금 걸어 나갔을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내 몸은 반사적으로 반응했고 불쑥 팔을 뻗어서 그의 어깨를 살짝 움켜잡았다.
그렇게 지하철 역까지 그와의 동행이 시작됐다.
어느 방면으로 가느냐는 얘기부터 역 앞의 길가에서 아침과 저녁으로 음식 냄새가 바뀐다는 등의 이야기를 그가 건네왔다. 이때부터 어느정도 인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 사람. 길거리 음식의 종류를 인지하고 있을만큼 자주 이곳을 오가는구나. 어쩌면 매일같이 이쪽을 지나다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곤 이내 괜한 일은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엔 불편해보였더라도 그에겐 익숙한 생활의 일부였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호의를 가지고 그를 안내했다.
그가 향하는 방향의 지하철 플랫폼까지 안내를 했으니... 나로서는 최선을 다한 셈이다.
하지만 그가 나의 그런 행동을 호의로 받아들였는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 장애우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물론 모든 장애우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외로 많은 장애우들이 이런 호의를 동정과 같은 불편함으로 느끼는 듯 했다. 그글에서 그들은 자신을 동정을 받아야 되는 장애우가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생각해주길 더 바라고 있는 듯 했다.
... 이런 생각들. 어쩌면 나의 기우인지도 모른다.
그는 시종일관 내게 경쾌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왔고 플랫폼에 도착할때까지 고맙다는 말을 몇번이고 건네왔다. 그렇지만 왠지...
살면서 몇 번 발휘해보지 않았던..-_- 내 호의가 부디 순수한 의도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포스트 제목처럼 기억으로는 남지않아도 좋다. 그 기억은 내가 쥐고 있으면 되니까...
하지만 부디 그 마음만은 동정이 아닌 호의로 전해졌었길 바라본다.




